[래더] 트위터는 @Rather_0613 (舊 새벽의덕후)

[슈짐] 태양이 지는 바다

 

 

 

W.래더

 


1.

 

 

  

10년이었다. 이집트에 가뭄이 들고 그로 인해 흉작이 든 지 딱 10년. 나라에는 죽음의 냄새가 가득해 도저히 산 사람의 세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10년 전, 선대 파라오의 외아들이었던 민윤기는 큰 세력 다툼을 하지 않고 왕좌를 차지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피바람을 뚫고 파라오가 되었던 데에 비하면 참으로 재미없는 즉위였다. 문제는 즉위 이후에 생겼다.

 

 

16세에 즉위했던 그가 26세가 된 지금까지 이집트는 죽어가고 있었다. 선대 파라오가 완벽하게 구축해놓은 절대 왕권의 왕좌에 앉았으나 그 힘까지 이어받지는 못했다. 살기 힘든 세상에서 백성들은 파라오를 질책했다. 전부 현 파라오 민윤기의 탓이라고 비난했다. 시기가 너무나 절묘했다.

 

 

윤기라고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온갖 시도란 시도는 다 해보았다. 강이란 강은 모조리 바짝 말라버렸지만 기어코 물을 찾아서 자국의 방향으로 댔다. 그러나 물길을 대는 족족 찰랑이던 물이 거짓말처럼 버석하게 말랐다.

 

 

허망한 일은 반복되었다. 왕실 창고에 가득 차 있는 곡식이라도 풀어보자고 왕실 회의의 결정이 있던 다음 날 창고 안의 많던 곡식이 불에 탄 재처럼 꺼멓게 변해 죽어있었다. 정확하게는 ‘부스러져’ 있었다.

 

 

 

“벌써 이게 몇 번째란 말인가.”

“이러다 우리까지 다 타죽게 생겼소.”

“백성들의 민심은 또 어쩌고. 안 그래도 뜨거운 나라에 불같은 분노만 차고 있으니 원.”

 

 

귀족 회의에서 백발이 희끗하게 비치는 노인들이 머리를 맞댄다고 10년의 가뭄이 해소될 리가 없었다. 장장 10년이었다.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두가 지쳐있었다. 기운이 성성한 젊은 파라오만 열의에 가득 차 있을 뿐.

 

 

“신탁을 들어봄이 어떻습니까.”

 

 

늙은 귀족들 사이에서 젊은 기운을 뽐내고 있는 이가 말했다. 현재 왕실의 최측근 세력인 정씨 가문의 인재 호석이었다.

 

 

“파라오께서 신탁을 ‘신탁 따위’라 부른 지가 몇 년인데.”

 

 

그의 말에 심드렁하게 대꾸하는 이 역시 젊은 귀족이었다. 한풀 꺾이긴 했으나 여전히 강한 세력을 쥐고 있는 김씨 가문의 태형이었다. 헝클어진 복장을 하고 삐딱하게 앉아 탁상에 턱이나 괴고 있는 태형을 보며 호석은 차분하게 웃어 보였다.

 

 

“압니다. 일전의 무녀가 ‘태양의 기운이 너무 강하다’라고 했다고 돌팔이라 칭하며 다시는 보지 않으셨지요. 허나 그로부터도 벌써 십 년입니다. 즉위하자마자 의식의 하나로 신탁을 본 것이었으니까요.”

 

 

단정한 어투에 늙은 귀족들은 귀를 기울였고 태형은 눈썹만 까딱일 뿐 호석을 보지도 않았다. 그 무례에도 호석은 정중한 빛을 잃지 않았다.

 

 

“오늘 회의에서 동의만 해주신다면, 제가 파라오께 간청을 드리겠습니다. 인력으로 되지 않는 일에 신의 힘을 조금 보태 보자는 부탁을 매몰차게 무시할 분이 아니십니다.”

 

 

 

파라오 최측근인 정씨 가문에서 나선 사안이니 왕실 회의를 통과하는 일은 무엇보다 쉬웠다. 파라오의 탐탁지 않은 말투를 듣긴 해야 했지만 그래도 일은 잘 풀렸다.

 

 

“도대체 신탁 따위를 들으러 가는데 이 무슨 귀찮은 복장이란 말이냐.”

“신에 대한 예우로써 언제나 이리 해왔습니다.”

“나더러 신이라더니.”

 

 

퉁명스러운 파라오의 말에 옷시중을 들던 하인이 당황했다. 이 말에는 어떻게 대꾸해야 하는지 머리를 굴리는 게 눈에 다 보였다. 옆의 다른 하인과 눈을 맞춰봤지만 그럴싸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파라오도 말을 더 붙이진 않았다.

 

 

*

 

“그대의 간절한 부탁으로 이곳까지 왔으나 나는 신탁을 믿지 않는다.”

“알고 있습니다.”

 

 

제 앞에 고개를 숙이는 호석의 단정한 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처음 즉위했을 때부터 옆에 달라붙어 충직한 신하로 있었던 사람이다. 어쩐지 그의 말에는 힘이 있었고 분명한 무언가가 있었다. 파라오인 자신도 쉽게 거스르지 못할 그 어떤 것이었다. 그 때문에 이 험준한 돌산의 신전까지 오게 되었고.

 

 

“이번엔 태양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하다, 라고 하려나.”

 

 

파라오가 혀를 끌며 비꼬는 소리에 호석이 낮게 웃었다. 그러곤 별다른 말 없이 그를 안으로 안내했다.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무녀가 제단 앞에 서 있었다. 어떤 것도 묻지 않았는데 파라오를 향해 돌아섰다.

 

 

“태양이 적당하면 식물이 푸르게 자라나고 땅이 비옥하게 영글지만, 과하면 가뭄이 들고 생명이 말라 죽는 법. 너무 강한 태양의 기운이 이집트에 머물러 있기에 생명을 가진 것들이 전부 말라 죽고 있다.”

 

 

“이 신전 밖에서 내가 한 말을 좀 늘려놨을 뿐이군.”

“파라오. 부디 조금만 더 들어주십시오.”

 

 

몸을 틀어 나가려고 하는 걸 호석이 다시 붙잡았다. 온몸을 짓누르는 우스꽝스러운 복장도 피곤한데 신탁의 빤한 소리가 더해지니 시간이 아까웠다. 그러나 간곡한 말투와 눈빛에 결국 몸을 바로 세웠다.

 

 

“태양의 기운을 잡아두고 중화시킬 정반대의 기운이 땅 한가운데에 있다.”

 

 

언제나 그렇듯 신탁은 모호한 말만 해놓고 스스로 해석하게 한다. 무녀의 말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신전을 나갈 거라고 생각했던 숱한 신하들의 예측과는 달리 파라오는 잠자코 신전 안에 서 있었다. 무언가 골몰하는 표정이었다.

 

신탁을 듣자마자 단 한 가지를 떠올렸다. 바다.

 

바다는 태양열에 의해 느릿하게 데워지고 밤이 되면 느리게 식는다. 신탁의 말처럼 태양의 기운을 가두고 중화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의미다. 윤기는 신전을 나서며 거추장스러운 장식을 떼어버렸다. 그에 경악한 하인들이 서둘러 땅에 널브러진 장식과 옷가지들을 챙겨 들었다.

 

 

“지중해로 가자.”

 

 

다들 얼떨떨한 얼굴이었지만 파라오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금빛 군대가 파라오를 따랐다. 태양의 행렬이었다.

 

 

 

*

 

직감을 따라 지중해로 오긴 했지만 이곳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는 몰랐다. 그저 어떤 강렬한 이끌림이 있을 뿐이었다.

 

 

태양 빛이 작열하여 번쩍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마르지 않는 물을 쓸 수만 있다면. 나의 나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윤기가 즉위할 때부터 소문은 무성했다. 아주 강력한 기운의 파라오가 나타났다고. 태양신의 혈통인 파라오가 누구보다 강한 태양의 기운을 갖고 태어나는 건 당연했다. 윤기의 아버지가 그랬고, 그 이전의 파라오들이 다 그랬다.

 

문제는 윤기가 가진 태양의 기운이 이집트를 거쳐 간 모든 파라오의 기운을 다 합쳐도 모자랄 만큼 강하다는 데 있었다.

 

 

마을을 모두 수색했다. 터를 잡고 산 지가 아득한 태초의 일이라는 바다의 가문을 찾아도, 타지에서 이제 막 바다에 정착했다는 집안에 가도 갈증만 났다. 자신의 바다를 찾지 못했다는 생각만이 윤기를 채우고 있었다.

 

 

“파라오. 이곳에는 눈앞의 바다 말고 다른 물가도 없으며 물을 만들어 낼 어떤 방책을 가진 사람도 없습니다.”

 

 

수색을 마친 군사 하나의 보고를 듣고는 손만 움직여 알아들었다는 표시를 했다. 오늘까지 벌써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끝내 자신의 바다를 찾지 못했다는 갈망만이 남았다.

 

떠날 채비를 해야 했다. 왕권이 위태로이 흔들리는 시기에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었다. 감히 태양신의 자리를 탐하는 이가 많았다.

 

 

 

 

**

“이 얼마나 보기가 좋은지.”

“그, 그러다 누가 오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

“그렇게 나약하여 어쩌시려고.”

 

 

왕좌에 앉아 느긋하게 숨을 내쉬는 이를 보며 궐 바닥에 선 늙은 귀족이 몸을 떨었다.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러나 왕좌에 앉은 이는 더없이 여유로웠다. 자신의 침상에 몸을 뉘인 양, 눈을 감고 모든 감각을 동원해 왕좌의 느낌을 기억했다.

 

 

“이, 이보시게! 태형!”

“참으로 시끄럽습니다. 뭐, 내가 이 자리에 앉으면 거기 서서 벌벌 떠는 게 그대가 할 일이겠지만.”

 

 

감은 눈을 느릿하게 뜬 태형이 밑에 선 귀족을 내려다봤다. 번뜩이는 눈빛 안에는 욕망이 가득했다.

 

 

태형의 김씨 가문은 선대 파라오 이전까지 가장 강력한 귀족 가문이었으나 절대왕권 확립 정책으로 인해 변방으로 밀려났다. 불만이 가득했지만 적당히 강한 태양의 기운을 가진 선대 파라오에게 쉽사리 덤빌 수가 없었다. 완벽하게 자리 잡은 왕권과 이어 자리 잡은 귀족 정씨 가문의 권력에 맞설 수 없었던 탓이다. 그 때문에 숨을 죽였고 기다렸다. 생각보다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김씨 일족은 자신들이 파라오가 되길 바랐다. 태양신의 혈통은 그들의 알 바가 아니었다. 최고의 권력을 쥐고 원래는 내가 태양신의 혈족이라고 선포하면 그뿐 아니겠는가. 가문에서 가장 명민하고 재주가 넘치며 욕망까지 컸던 김태형이 일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나라에 흉작이 들었다. 이대로 나라가 망해가기만을 기다리는데 파라오는 좀체 가만히 있질 않았다. 뜨거운 성미답게 모든 일에 열의가 넘치고 의욕적이었다. 온갖 방식을 찾아냈다. 그래서 태형이 기다리는 모든 것을 방해했다. 파라오가 일을 해결하게 둬서는 안 됐다.

 

 

 

“이 멍청한 파라오는 또 물을 찾으러 갔고.”

 

 

태형이 왕좌에서 일어나 바닥으로 내려오며 천천히 말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이 공간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에 가득 담았다. 욕망은 더욱 빛을 냈다. 김씨 가문에 연을 댄 몇 귀족들이 바닥에 서서 그를 좇았다.

 

 

“물을 찾아오면 전처럼 다시 물길을 가로채면 되고.”

 

 

그간 파라오가 찾아낸 물길 중간마다 다른 길을 냈다. 그 길은 태형 일족의 영토로 흘렀다. 파라오의 눈 뒤에 비옥한 땅을 만들어내고 곡식을 길렀다. 무성한 곡식을 바탕으로 고리대를 시작했고 재력까지 쥔 채로 백성을 괴롭혔다.

 

 

“이젠 몇 남지 않은 곳간마저 개방하겠다하면, 내가 가장 앞에서 곡식을 받아내면 그만이고.”

 

 

곡식을 개방하겠다는 왕실 회의가 있자마자 감히 왕실의 곳간을 털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자격지심이 있는 왕족 몇에게 달콤한 제안만 하면 회의 내용은 물론이고 곳간까지 손에 쥘 수 있었다.

 

비어버린 곳간에는 불에 태운 썩은 곡식들을 채웠다. 몇 번을 해도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국가의 상태에 파라오는 점점 시들어갔다. 드디어 태양이 저물기 시작했다. 이건 분명한 느낌이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중해에서 허탕을 치고 돌아올 파라오를 환대해줍시다. 기세가 꺾인 파라오를 아주 기쁘게 맞이합시다.”

 

 

궁 안의 바닥에 내려선 태형은 몸을 유려하게 움직였다. 그는 이미 자신의 즉위식에 와있는 듯했다.

 

자신에게 왕좌를 선물할 파라오를 맞이하러 기꺼이 밖으로 나섰다.

 

 

 

*

 

모든 채비를 끝내고 지중해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머릿속을 채우는 생각으로 잠자리에 들 수가 없었다. 갈증으로 메마른 몸을 일으켜 처소 밖으로 나갔다. 바다로 향했다. 한 모금도 들이킨 적이 없는데 자신을 이토록 갈증 나게 하는 원흉을 한없이 지켜보았다.

 

 

“바다야.”

 

 

메마른 목소리가 달빛 아래의 바다에 닿았다. 윤기는 모래 바닥에 대충 엉덩이를 붙였다. 손에 모래가 달라붙었다. 숱하게 만져본 푸석한 사막의 모래와는 다른 축축한 바닷가의 모래를 만졌다. 가루를 털어낸 손으로 바닷바람을 느끼기도 했다. 밤의 바다는 처음이었다.

 

 

태양신의 아들이 되어 언제나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만을 흠모해왔다. 세상을 비추고 생명의 힘이 되는 강렬함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차라리 태양 빛이라고는 없는 이 칠흑 같은 밤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태양의 강렬함과는 다른 달의 은은함이 고요한 바다를 흔들었다. 그 조용한 힘을 바라보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태양신의 혈통이라는 게 혐오스러웠다. 바란 적도 없는데 어째서 태양의 기운을 갖고 태어나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일까. 마음만 같아서는 온몸에 흐르는 혈통의 시뻘건 피를 다 뽑아내고 싶었다.

 

 

바다는 고요했고 백사장은 하얀빛을 숨기고 있었다. 철썩대는 파도소리가 가장 요란한 공간에서 윤기는 시끄러운 제 속을 정리했다. 주위의 소음이 익숙해지려던 찰나, 낯선 소리가 들렸다.

 

철썩대는 것은 분명 물소리인데 파도소리와는 달랐다. 그것은 무언가 헤엄치는 소리에 가까웠다.

 

 

“도대체 이 시간에 누가.”

 

 

문득 고개를 돌려 바다를 살핀 윤기는 수영하는 인영 하나를 발견했다. 물살을 타고 부드럽게 유영하던 인영이 수면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젖힐 때, 달이 비춘 그의 머리칼은 빛나는 물빛을 띠고 있었다.

 

 

찾았다. 나의 바다.

 

 

신탁을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의 직감이 느껴졌다.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윤기는 곧장 그에게 다가갔다.

 

 

“나와 함께 가자.”

 

 

파라오의 말에 남자는 얼굴에 미소를 띠더니 천천히 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름이 무엇이냐.”

 

 

그 질문에는 곧장 대답을 않더니 주위의 나뭇가지를 들었다. 나뭇가지 끝을 모래 안에 박아 넣더니 제 이름을 적었다.

 

 

“박지민? 그게 네 이름이냐.”

 

 

물음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나뭇가지를 쥐는 것을 가만히 보던 윤기가 마지막으로 물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게로구나. 그렇지?”

 

 

다시 끄덕이는 고갯짓을 보며 덩달아 제 고개를 끄덕인 윤기가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지민은 주춤하는 기색 없이 그를 따랐다.

 

 

“가자. 바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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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이런 글로 돌아온 래더입니다.ㅎㅎ

나내조우도 써야 하는데 이런 글이나 써낸 저를 용서해주시어요.

제가 근래의 정서가 진지충모드라 나내조우가 잘 안 써집니다ㅠㅠ

정신을 놓는 순간이 오면 재빨리 써낼게요.ㅠㅠ


파라오와 이집트라는 것만 가지고 써내는 글입니다.

고전물 덕후라 이집트 파라오 글도 고전물처럼 써냈어요...

오류가 많대도 귀엽게 봐주셨으면 합니다!ㅋㅋㅋㅋㅋ


얘는 단편으로 호로록 끝낼 거 같아요. 즐겁게 봐주셨길 바랍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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