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더] 트위터는 @Rather_0613 (舊 새벽의덕후)

[뷔민] 지민의 역사

 

 

 

W.새벽의덕후

 

 


 

<Ep. 짧은 여행기>


 

 

그러니까. 나는 이런 게 싫은 거다.

 

 

 

“야, 저기 봐. 저기.”

“어디. 뭐?”

“쟤네. 아까 우리랑 같은 데서 밥 먹었잖아. 쟤들도 우리랑 같은 데 가나 봐.”

“오 맞네. 야야, 남자애들 둘이서 여행 가기도 하나? 단둘이?”

“그러게. 쟤들 그거 아니냐? 그거. 게이.”

“미쳤나 봐!”

“야야, 조용히 해. 듣겠다.”

 

 

다 들었거든 개새끼들아. 코에서는 거의 뭐 콧김, 은 안 나오고 콧물 방울이 열심히 터져 나오고 있었다. 내가 옆에서 씩씩대자 김태형이 나를 돌아보고는 다정하게 내 뒤통수를 쓸었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왜? 하고 물어왔다. 아 진짜 존나 다정한 새끼. 나는 김태형의 영험한 티존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그러고는 아니라며 고개를 젓고 길을 마저 걸었다. 김태형은 내 뒤통수를 쓸던 손을 좀 더 뻗어 내 어깨에 둘렀다. 그러자 뒤에서 곧 꺄, 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맞네, 맞아. 쟤네 게이네.”

“근데 좀 의심스럽긴 하네. 남자들끼리 저런 스킨십은 안 하잖아.”

“그러니까. 쟤들 진짜 게인가 봐. 아, 근데 좀 아깝다. 쟤 잘생겼는데.”

“누구? 왼쪽? 어, 나도 그 생각 했는데.”

“그치. 아. 왜 게이냐. 아깝게.”

 

 

김태형의 영험한 티존으로 겨우 다스렸던 속이 다시 빡쳐올랐다. 아니 시발. 왼쪽이라고 하면 김태형이잖아. 이 나쁜 것들아. 어떻게 오른쪽 얘기는 단 하나도 안 할 수가 있어? 너희 세 명 중 내 외모가 취향인 애는 단 하나도 없냐? 뭐, 그래 인정. 솔직히 너희 셋에 우리 둘, 합해서 총 다섯 모아서 외모 고르기 하면 아마 네 표는 김태형한테 갈걸. 어쩌면 다섯 표. 


아니, 지금 내가 뭐라는 거야. 정신없는 속을 괜한 심호흡으로 다스렸지만 가슴 깊이 차오르는 빡침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결국 어깨에 둘러져 있던 김태형의 팔을 풀어 버렸다. 내 행동에 김태형이 나를 돌아봤지만 나는 그저 앞에 보이는 길만 걸어갈 뿐이었다. 


아니 남의 남친 가지고 말들이 많아. 얘가 잘생긴 게이인 게 뭐가 아까워. 시발 나한테는 개이득이구만. 아까우면 너희도 게이 하시든가. 그리고 얘 바이거든? 흥. 차마 입 밖으로는 뱉지 못할 말들이 목구멍 안에서 우수수 쏟아졌다. 


김태형과의 사이 진전을 위해 부부님, 모모님께 손을 벌려가며 온 여행이었다. 좋자고 온 여행에서 나는 줄곧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김태형이 잘생긴 바이에 나밖에 모르는 등신인 건 내 입장에서는 땡큐이긴 한데, 문제는 너무 잘생겼다는 거다. 그래서 얘랑 함께 다니면 자꾸 쑥덕거리는 소리가 뒤를 따랐다. 지금처럼.

 

 

“야, 저 눈빛 봐. 저게 남자끼리 나올 수 있는 눈빛이냐.”

“근데 옆태도 진짜 완전 잘생겼다.”

“진짜 대박이다. 어쩜 저렇게 생겼지.”

 

 

김태형은 주위에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아서 제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제 갈 길을 갔다. 애초에 김태형 자체가 연애를 할 때부터 개썅마이웨이, 제멋대로 지 꼴리는 대로 하던 새끼였기에 주변의 시선이나 쑥덕거리는 말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했다. 근데. 난. 아니다! 아니라고! 귀도 조온나 밝고 온 세상에, 온 우주의 흐름에 관심이 존나! 개많다! 


나는 주위를 아주 잘 신경 쓰는 타입이었다. 주위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아주 유심히 들었고 집중했다. 우리를 향한 말이 아니더라도 쑥덕거리는 소리만 들리면 귀를 쫑긋거렸는데 김태형이랑 나란히 여행을 하는 내내 내가 들은 얘기의 다수는 다 김태형의 존잘력을 칭송하는 내용이었다. 거기다 꽤 다정하게 붙어 다니는 우리를 향해 혀를 끌끌 차는 말이나 관심 넘치는 방백 -시이팔 할 거면 독백을 하든가 꼭 혼잣말하는 척 남들 다 들리게 말을 해댔다-을 들으면 혼자서 열 냈다가 빡쳐 했다가 기분 상해하곤 했다. 아, 대한민국에서 잘생긴 남친을 둔 게이로 사는 거 진짜 졸라 힘드네.

 

 

“지민아. 왜 그래?”

“아냐.”

“왜애. 무슨 일인데.”

“아니 그게.”

 

“저기요.”

 

 

저기는 저기 있으니 저리 가시고 얘는 내 자기인데요. 하고 말할 뻔했다. 김태형의 다정한 목소리와 표정에 상했던 마음이 좀 풀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우리의 대화를, 그것도 굳이 내가 말하는 타이밍에 내 말허리를 잘라먹고 들어오는 목소리 하나가 있었다. 그 목소리에 나도 김태형도 고개를 돌렸다. 


척 보고 알 수 있었다. 우리 주변을 알짱대던 그 무리 속 여자애 중 하나였다. 퍽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음, 나는 일단 싫음. 존나 싫음. 내 스타일이 아니야. 물론 내 스타일일 리가 없지. 난 여자에 전혀 감흥이 안 생기니까. 


나랑 김태형이 함께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었는데 얘는 김태형만 보고 있었다. 뭐야 시발. 저기요, 이보세요. 여기도 사람이라는 게 있어요. 김태형이랑 같이 있어서 내가 뭐 오징어라도 되나 싶으시겠지만 놀랍게도 저는 사람이랍니다! 저 옆 바다에서 뛰쳐나온 생명체가 아니랍니다! 정말 놀랍죠? 하는 내 마음의 소리는 조석도 듣지 못한 채 가루가 되어 내 안에서 부서졌다. 시벌. 이따 숙소 돌아갈 때 뿌셔뿌셔 사 갈 거야. 전부 가루로 만들어 버릴 거야.

 

 

“저기 죄송한데. 사진 한 번만 찍어 주시면 안 돼요?”

“아, 사진이요?”

“네. 한 장만요.”

 

 

이보쇼. 저도 손가락이라는 게 있어서 사진은 찍을 줄 알거든요? 얼굴이 잘생겼다고 사진까지 잘 찍는 게 아니랍니다. 저런 얼굴은 사진을 잘 찍는다기보다 사진에 잘 찍히는 얼굴이죠. 사진에 존나 개뚜렷하게 잘 나옴. 


속으로 연신 비아냥대며 인상을 구긴 채 그 여자애와 김태형을 번갈아가며 보고 있었다. 여자애는 한껏 수줍은 얼굴을 하고 김태형을 향해 제 핸드폰을 내밀었다. 찍어주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 다정병 새끼가 퍽이나 안 찍어주겠다 싶어서 그냥 뒀다. 


저기, 이보쇼. 그거 아십니까. 지금 당신 핸드폰을 뚱땅거리는 저 손가락이 어떤 손가락인 줄 알시오? 저게 어젯밤에 내 똥구멍을 이리저리 쑤시고 다닌 그 손가락인데. 정말 괜찮으오? 진짜? 괜찮겠지. 시발. 김태형은 손가락도 존나 잘생겼는데. 아, 빨고 싶다. 김태형 손가락 존나 맛있는데. 한껏 속으로 열을 내다가 갑자기 든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절로 쩝쩝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를 들은 여자애가 퍽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뭐, 뭐 시발. 거슬리냐. 그렇다고 하면 계속 쨥쨥대주고. 


나도 그 여자애에게 지지 않기 위해 여자애를 가만히 노려봤다. 눈을 부릅뜨고 턱까지 치켜든 채 여자애를 쳐다봤지만 얘는 나한테 관심이 없었다. 불쾌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던 시선은 잠깐 머물렀고 금세 김태형에게 돌아갔다. 곧 카메라 어플이 열렸고 김태형은 여자애들 무리로 카메라를 가져다 댔다. 근데 한 곳에 모여 서서 빨리빨리 사진이나 찍을 여자애들이 한 곳에 모이지 않고 어수선했다. 핸드폰을 건넨 여자애도 김태형 옆에서 알짱댔다.

 

 

“안 찍으세요?”

 

 

김태형이 존나 좋은 목소리로. 아 시발 저런 목소리 나랑 침대에서 뒹굴 때나 해 주지. 아니 아무튼. 존나 좋은 목소리로 고개까지 숙여가며 여자애에게 물었다. 김태형의 시선이 닿자 여자애가 애 얼굴을 흘깃 보고 제 얼굴을 발그레하게 붉히더니 몸을 베베 꼬기 시작했다. 뭐야, 왜 저래. 아. 나 알겠다. 정답은 스크류 바! 아닌가. 빠삐콘가.

 

 

“저기, 저희랑 그 쪽분이랑 같이 셀카 한 장만 찍어달라는 말이었는데.”

“예? 빠삐코. 아니 시발. 셀카요?”

 

 

김태형이 입을 채 떼기도 전에 내 입에서 멋대로 말이 튀어나왔다. 아 시발, 빠삐코 얘기도 했어. 개쪽팔림. 내 어수선한 말에 여자애는 인상을 찌푸린 채 나를 슬쩍 보더니 다시 김태형을 쳐다봤다. 으에? 뭐야. 쟤 표정 온도차 개쩐다. 난 진짜 뭐 바다에서 기어 나온 오징어 보듯이 보더니 김태형은 오징어를 구하러 온 왕자님 보듯이 보잖아. 근데 설마 김태형 저 다정병자 새끼. 이런 말도 안 되는 부탁을 들어주진,

 

 

“아, 네. 알겠어요.”

 

 

이 시발 새끼가! 김태형의 대꾸를 듣자마자 빡쳐서 먼저 가려고 몸을 약간 틀었다. 근데 날 너무 잘 아는 김태형은 날 바르게 붙잡아 세웠다. 그러더니 내 귓가에다 뭐라고 속삭였다. 순간 귀 안으로 들어온 김태형의 입김에 얘 바지 지퍼 내릴 뻔했는데 야외라 참았다. 아, 야외플도 한번 해보고 싶긴 한데. 


암튼 귓가에 대고 잠깐만 기다려, 하는 음악방송 멘트 같은 걸 속삭인 김태형은 핸드폰을 들어 아예 여자애들을 향해 섰다. 셀카 찍을 자세를 취하니 김태형 옆으로 여자애들이 몰려들었고 저마다 자신이 즐겨하는 것이라고 추정되는 가장 예쁜 표정을 지었다. 


야. 너네 그래도 김태형보다 못생겼거든? 아니 근데 쟤들은 왜 인정머리가 없어. 내가 이렇게 멀쩡하게 서 있는데 같이 찍으시죠, 하는 말 한 번을 안 하냐. 됐어. 같이 찍자고 해도 안 찍어줘. 나는 팔짱을 낀 채 아니꼬운 얼굴로 맞은편을 보고 있었다. 분명 여자애가 부탁한 건 한 장이었는데 김태형 이 다정병 오지라퍼 새끼는 한 세 번 정도를 연달아서 찍어줬다. 찰칵 소리가 세 번이나 들리자 여자애들의 얼굴에 절로 화사한 기운이 돌았다.

 

 

“감사합니다!”

 

 

핸드폰을 돌려주니 옹기종기 모여 있던 여자애들이 거의 뭐 감동한 표정으로 김태형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김태형은 살짝 고개만 끄덕하고서 긴 다리를 휘적거리며 내 쪽으로 왔다. 난 그런 김태형을 말없이 노려보고 있었는데 얘는 그것도 좋은지 실없이 웃으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김태형의 품이 좋아서 안겨 있는 채로 좀 봐줄까, 하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뭐가 좀 이상했다. 문득 고개를 틀어 쳐다보니 날 끌어안고 있는 줄 알았던 김태형이 내 옷 주머니를 뒤지고 있었다. 이 자식이 어디서. 만일 김태형이 이 안에서 내 돈 뭐라도 훔쳐 가면 섹스 안 함. 진심임. 


그러나 다행히 김태형은 돈을 훔쳐갈 생각은 없었는지 나한테 맡겨 놓은 자기 핸드폰만 꺼내 들었다. 그러더니 여전히 예쁘게 웃고 있는 채로 내 볼을 한 번 톡, 치고는 그대로 다시 그 여자애들 무리로 들어갔다. 뭐야. 왜 저리로 가. 김태형의 웃음에 잠시 넋을 놓았다가 다시 인상을 써버렸다. 옹기종기 모여서 찍힌 사진을 구경하던 여자애들 중 촬영을 부탁했던, 예쁘장한 여자애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저기, 하는 김태형의 목소리를 들자마자 여자애는 화들짝 놀라더니 한껏 예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저희랑도 한 장 찍어주세요.”

 

 

미쳤나? 누가 찍어준대? 하는 말이 나왔지만 그런 나와는 상관없이 여자애는 뭐에 홀린 것처럼 김태형의 핸드폰을 들고 우리한테 다가오고 있었다. 저건 분명 김태형의 티존이 뿜어내는 주술에 걸린 거야. 근데 그럴 수 있어. 쟤 시간이 지날수록 누가 자꾸 컨트롤 비 누르는 듯. 애가 자꾸 진해져. 


아무튼 진한 김태형은 내 옆에 섰고 내 키에 맞춰 몸을 약간 숙였다. 개새끼. 이왕 맞춰줄 거면 무릎이나 굽힐 것이지. 이거 지금 시비 터는 거 맞지. 이젠 눈썹까지 꼼질거리며 훨씬 더 아니꼽게 김태형을 노려봤다. 한껏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저 혼자 신난 여자애가 우리 앞에 서서 카메라를 들고 팔을 쭉 뻗어 셀카 찍을 준비를 했다. 제가 예쁘게 나오는 각도를 찾는 듯하더니 곧 ‘찍습니다’ 하는 소리를 냈다. 난 찍겠다고 한 적 없는데. 


항의하는 기분으로 카메라를 보지 않고 김태형을 노려봤지만 나는 이미 아웃 오브 안중인 저쪽에선 제멋대로 하나, 둘 하는 카운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발랄하게 셋, 하는 소리를 하자마자 김태형이 내 입에다 입을 맞췄다. 꺅, 하는 소리도 들렸고 어머어머, 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 주위를 지나가던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욕을 하는 소리도 들렸다. 어쨌든 그런 것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은 김태형이 아예 턱관절까지 움직여가며 키스를 찐하게 한 뒤 입술을 뗐고 몇 번 더 내 입술 위로 쪽쪽 소리를 내며 뽀뽀를 했다. 여자애는 넋이 나간 얼굴로 우리한테 핸드폰을 내밀었다.

 

 

“감사해요. 그럼 저흰 이만.”

“네? 아, 네에.”

“예쁜아. 가자.”

“그래. 자기야.”

 

 

멀뚱히 서 있는 여자애의 손에서 뺏듯이 핸드폰을 넘겨받은 뒤 김태형과 나는 몸을 돌렸다. 돌아서자마자 김태형은 내 볼에다 입을 맞췄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내 허리까지 감싸며 걸었고 나는 그런 김태형의 옆구리에 붙어서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멍한 표정의 여자애를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흥, 너희 옆구리엔 김태형 없지? 난 있다. 입꼬리를 하나만 올려놓은 채로 김태형의 허리를 감싸 안고 어깨에 머리까지 기댄 채 길을 걸었다. 새끼. 예쁜 짓 좀 하네.

 

 

“나 잘했지 지민아.”

“어. 근데 왜 그랬어?”

“쟤들이 자꾸 내 지민이 무시하잖아. 감히. 우리 지민이 이렇게 예쁜데.”

“잘했어.”

 

 

예쁜 소리를 하길래 나도 김태형에게 칭잔 한마디를 해 주었다. 그런 내 칭찬이 듣기 좋았는지 김태형은 내 머리통 위로 자기 머리통을 댔다. 요리조리 부비부비를 해가며 예쁜 짓을 한 김태형이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봤다. 나도 조금 불편하게 얹어놨던 머리를 들어서 김태형을 바라봤다.

 

 

“상 없어?”

“무슨 상.”

“예쁜 짓 했으면 상 줘야지.”

“…섹스?”

“지금?”

“뒤진다. 이따 숙소 가면 하게 해줄게.”

“돌아가자. 나 숙소 가고 싶어. 나 숙소에 불내고 온 거 같아.”

“변태 새끼.”

 

 

나는 김태형을 흘겼다. 근데, 나도 가고 싶어. 솔직히 지금 네가 내 허리 지분거리는 거에 쌀 것 같거든. 아까 우리 흘겨보던 할줌마 할저씨들이 계속 따라오지만 않았어도 진짜 네 거시기 이미 여기서 나한테 털렸다. 나는 김태형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고갯짓에 허리를 두르고 있던 팔을 떼어내더니 김태형이 내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도로변으로 내달렸다.

 

 

“택시! 아저씨! 저 지금 섹스! 섹스으! 되게 급한데!”

“미친놈아 좀 닥쳐.”

“안 돼. 지민이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잖아. 하고 싶을 때 당장 해야 해.”

 

 

김태형은 도로 위에 드러누울 지경으로 택시를 찾았고 결국 택시 하나를 붙잡아 숙소로 향할 수 있었다. 근데 태형아. 우리 숙소 걸어서 십 분 거리잖아. …결국 승차거부를 당한 우리는 뛰다시피 걸어서 숙소로 들어갔다. 


뭐, 숙소 안에서는 뭐. 좋았지. 거 바다 보면서 하니까 아주 시야가 드넓어지고 뭐 그렇드만. 힘도 세지고. 응, 그래. 집 벽지를 바다 무늬로 발라버릴까. 아무래도 난 김태형이랑 꽤 오래 사귀어야 할 것 같았다. 만일 얘랑 이별을 준비하게 되고 이별 직전의 아쉬움을 담아 이별 섹스라도 하는 날에는 매일 매일을 이별섹스 하는 날로 만들 거였다. 레알. 아무튼 김태형과의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해가 떠오르는 바다를 보는 섹스로 시작해서 해지는 바다를 보는 섹스로 끝났다.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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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만에 찾아온 <지민의 역사> 입니다! 허허, 아주 완결난 건 아니고 이렇게 가끔.. 찾아올 거 같아요! 완결이 될 때는 꼭 완결 표시를 해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저와 지옥의 거래를 하시게 된 겁니다.) 그럼 오랜만에 찾은 <지민의 역사> 짧지만 재밌게 읽어주셨길 바라요!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떨리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