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더] 트위터는 @Rather_0613 (舊 새벽의덕후)

아 육아물 보고 싶다.

 

 

 

W.래더(舊 새벽의덕후)

 

 

 

*여러분 드디어 둘째들이 태어났습니다. 제가 사라졌던 시간 동안 아이들이 태어나고 잘 자랐답니다. 그래서 (뜨든) 앞으로의 에피소드는 둘째들도 함께합니다!



 

[슈짐]

 

 

 

♥민서율의 청혼

 

 

우리 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단연코 민윤기일 것이다.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며 이미 결혼한 유부남임에도 언제나 서율이의 열렬한 청혼을 받곤 했다.

 

 

“아빠! 서율이는 아빠랑 결혼할 거지요?”

“진짜? 서율이 아빠랑 결혼할 거야?”

“응! 아빠도 서율이도 결혼할 거지?”

“근데 아빠는 엄마랑 결혼했는데.”

 

 

민서율이 조금 더 어릴 때는 둘이 줄곧 저런 대화를 해왔고 윤기 형이 ‘아빠는 이미 엄마랑 결혼했어’라는 말을 하면 서율이가 울먹거리곤 했다. 형은 그걸 굉장히 좋아했다. 자신과 결혼하려는 서율이의 말과 행동을 아주 흐뭇하게 여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그런 형의 행복한 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너 나랑 결혼해!”

“싫어!”

“왜? 너 결혼했어?”

“아니!”

“그럼 서율이랑 결혼해! 서율이가 허락할게!”

 

 

민서율이 드디어 다른 사람을 쳐다볼 수 있게 되었다. 짹짹이의 산달이 얼마 남지 않아 몸이 무거웠다. 그 찌뿌둥한 상태가 싫어서 가볍게 산책이라도 할 겸 서율이의 하원 길로 윤기 형과 함께 향했는데 그만 저 장면을 목격해버리고 말았다. 저렇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서율이의 모습에 나는 많이 놀랐지만 윤기 형은 거의 경악하고 있었다.

 

 

“서율이, 서율이가.”

“형 진정해. 애기잖아.”

“우리 딸이 지금 다른 사람한테 청혼했어.”

“형?”

 

 

형은 거의 쓰러질 것처럼 몸을 비틀댔고 나는 웃음을 꾹 참으며 그런 형을 부축했다. 서율이와 서율이의 청혼 상대는 우리가 가까이 갈 때까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꼬마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도 그 광경을 관전하며 웃고 있었다. 윤기 형은 그 사람들에게 슬쩍 말을 붙였다.

 

 

“저 혹시.”

“예?”

“실례가 안 된다면 저 아이를 저희 집으로 초대해도 될까요?”

“네?”

“…아이에게 할 얘기가 있어서요.”

 

 

 

 

형의 진지한 부탁에 부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사는 분들이어서 간식만 먹인 후에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서율이의 청혼 상대는 지금 우리 집 거실 테이블 앞에 앉아있었다.

 

 

“아저씨랑 얘기 좀 하자.”

“네에.”

 

 

형은 진지한 표정으로 아이의 맞은편에 앉았고 냉장고에서 꺼내온 요구르트를 내려놓았다. 아이 앞, 자기 앞에 하나씩. 천천히 요구르트를 따고 한 입 먼저 마신 형은 아이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

“응?”

“나도 쟤 옆에 앉으면 안 돼?”

“아빠가 친구랑 둘이서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대. 조금만 참자.”

 

 

내 말에 서율이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형의 부탁으로 나와 서율이는 자리를 피해 방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너무 궁금해서 방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거실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몰래 훔쳐보는 중이었다. 금순이 영상을 보고 있던 서율이도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소리에 내 앞으로 오더니 나와 비슷한 모습으로 거실을 쳐다봤다.

 

 

“너희는 몇 살이지?”

“음 이거요.”

 

 

형의 질문에 꼬마가 자기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나이를 가리켰다. 그걸 가만히 보던 형은 깊은 한숨을 쉬더니 요구르트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앞에 앉은 꼬마도 홀짝대며 요구르트를 마시고 있었다. 아이는 요구르트를 마신 후 다시 한 번 자기 손을 뻗어 보였다.

 

 

“이거 맞는데.”

“너 그 나이가 뭘 의미하는 줄 알아?”

“에? 아니여.”

“…너희가 그래서 안 되는 거야.”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터뜨렸다. 저 형이 대체 뭐라는 거야.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서율이와 꼬마의 사이를 반대하려 들었다. 꼬마는 멍한 표정으로 그저 형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내 앞에서 상황을 관전하고 있던 서율이가 우다다 뛰어서 거실로 향했다.

 

 

“아빠 내 친구한테 왜 그래!”

“서, 서율아?”

“내 친구는 서율이랑 결혼할 거지요?”

“야아! 민서율! 나는 너랑 결혼 안 한다고!”

“너는 나랑 할 거야! 결혼!”

“왜!”

“내가 너랑 결혼할 거니까!”

 

 

형이 두 사람을 어떻게 하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음은 알 수 있었다. 서율이는 자기 친구에게로 다가가더니 아예 끌어안았고 그 채로 아빠를 쳐다봤다. 아마 그 시선이 민윤기 인생에 처음으로 민서율에게 받은 차가운 시선이었으리라.

 

그 오묘한 관계가 너무 웃겨서 벽을 붙잡고 끅끅대며 웃었다. 형은 멍하니 눈앞의 장면을 쳐다보다가 앞에 남은 요구르트를 입안에 한꺼번에 털어 넣었고 그대로 몸을 일으켜 작업실로 향했다. 나는 거실에 있는 두 꼬마에게 간식거리를 마저 내어주었고 둘을 그대로 둔 채 작업실 문을 슬쩍 열었다.

 

 

“서율이가…. 우리 삐약이가….”

 

 

형은 울고 있었다. 끅끅하는 소리를 내며 아주 서럽게 울었다. 아이고 저렇게 서러울까. 형의 우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주머니에 손을 넣었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곧장 동영상을 찍었다. 단단한 어깨를 둥글게 말아 들썩이는 그 모습이 영 짠하면서도 귀여웠다. 아무튼 저 형은 진짜 귀엽다니까.

 

 

“엄마 모해?”

“어? 어 서율아 쉿.”

 

 

그때 갑자기 등장한 서율이의 목소리에 작업실 의자에 앉아 울던 형의 훌쩍임이 멎었다. 곧 부산스럽게 눈가를 닦아낸 형은 헛기침만 두어 번 한 후에 의자를 끌어다 작업대 가까이 앉았다.

 

 

“아빠. 울어?”

“…아니.”

“운 거 같은데.”

“아빠는 울지 않아.”

 

 

라고 하면서도 다시금 울컥해지는지 목멘 소리를 내는 형을 바라보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내 목소리에 형이 작업대에서 고개를 돌려 문 쪽을 쳐다봤다. 눈이 벌건 형의 모습에 괜히 마음이 짠했다.

 

 

“아이고 서율 아부지. 그렇게 슬펐어요?”

“쪼꼼. 진짜 쪼금인데.”

“아이구 또 운다. 우리 딸이 당장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슬퍼해.”

 

 

동영상 녹화를 끝내고 형에게로 다가가니 형도 의자를 주욱주욱 밀어서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둥근 내 배 위에 얼굴을 기대고 나를 끌어안았다. 난 그런 형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속상했어?”

 

 

그렇게 물어보니 형이 배 위에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짹짹이도 아빠를 위로하려는지 안에서 통통거리며 움직였다. 그런 배를 쓰다듬은 형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서율이는 아빠가 일등이 아닌가 봐.”

“아빠아! 아니야아!”

“거짓말. 서율이는 저 친구가 더 좋잖아. 아빠보다.”

“그거랑은 다르지!”

 

 

형이 입술을 쭉 빼고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형을 보던 서율이도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무튼 딸이나 아빠나 똑같아.

 

 

“근데 왜 이제 아빠랑은 결혼 안 한다고 그래.”

“아빠는 엄마랑 결혼했잖아. 그래서 서율이는 다른 사람을 찾은 거야.”

“저 친구가 그렇게 좋아? 아빠를 대신할 만큼?”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해놓고 또 서러워졌는지 형은 눈가를 한 번 더 훔쳤다. 딸바보에 딸멍청이가 따로 없었다. 서율이는 자기 아빠에게로 좀 다가가더니 야무지게 허리 위에 양손을 딱 올려 두었다.

 

 

“아빠 같아서 좋은 거란 말이야.”

“어?”

“쟤는 아빠처럼 서율이한테 예쁘게 말해주고 머리도 잘 쓰다듬어주고 맛있는 것도 준단 말이야. 서율이는 아빠랑 결혼하고 싶은데 그건 안 되니까!”

 

 

똑 부러지는 서율이의 말에 형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서율이가 턱을 쭉 빼서 아주 당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서율이의 말에 형의 마음도 많이 풀어진 거 같았다. 아빠 같아서 좋았다는데 뭐 어떻게 해.

 

 

“그래서 저 친구랑 결혼하려고 한 거야? 우리 딸?”

“어! 아빠는 그것도 몰라?”

“아빠가 몰라서 미안해.”

 

 

그렇게 두 사람은 깔끔하게 화해했다. 화해의 의미로 악수도 하고 뽀뽀도 하고 포옹도 했다. 그러고 있던 형이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가만히 우리 딸을 바라봤다.

 

 

“그 친구가 서율이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예쁘게 말해주고 맛있는 것도 주고 그랬어?”

“응!”

“…그랬는데 청혼을 안 받아줬어?”

“형?”

“서율이 맘을 흔들어 놓고!”

 

 

형이 서율이를 안고 벌떡 일어섰다. 서율이의 청혼 상대는 노곤했던지 소파 위에 누워서 잠들어있었다. 어쩐지 이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조용하다 싶었다. 형은 서율이를 안은 채 거실로 나가더니 소파에 누워서 잠들어있는 꼬마를 가만히 바라봤다.

 

 

“친구 내일 다시 초대하자.”

“아빠 왜?”

“아빠가 이 친구랑 할 말이 생긴 거 같아.”

“형! 이 아저씨가 정말.”

 

 

형의 결연한 표정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고 그 후로 며칠간 그 꼬마는 우리 집으로 하원을 해 윤기 형과 진지하고도 깊이 있는 티타임을 가져야만 했다.

 

 

 

♥서율이의 어른스러움

 

 

“엄마. 이 아가가 짹짹이야?”

“응. 짹짹이야. 정말 작지?”

“응. 손도 발도 다 쪼끄매.”

 

 

짹짹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신생아는 하루가 다르고 아침과 밤도 다르다는 말처럼 짹짹이는 한 달 사이에 무럭무럭 잘 자라나고 있었다. 자기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누나를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몸을 움직이기도 했다. 서율이는 그런 동생이 많이 신기한 듯 유치원만 다녀오면 가까이에 딱 붙어서 한참이고 동생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도 서율이는 유치원 가방도 내려놓지 않은 채로 짹짹이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동생을 볼 때마다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렇게 예쁘면 손이라도 잡아보라고 했지만 서율이는 그때마다 멀찍이 달아날 뿐이었다. 동생이 너무 작아서 다칠 것 같다고 했다.

 

 

“근데 서율아. 왜 그렇게 조용히 말하는 거야?”

“아가는 귀도 작잖아. 내가 크게 말하면 귀가 아플 수도 있잖아.”

 

 

내가 평소 목소리로 말하자 서율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 입 앞에다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쉬, 하는 소리를 냈다. 그 생각과 마음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우리 딸의 둥근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서율이는 그런 날 보고 웃더니 다시 동생을 빤히 쳐다봤다.

 

 

“우리 딸. 아직도 유치원 가방 메고 뭐해?”

“아빠 쉬잇!”

 

 

밖에서 집을 좀 정리하던 윤기 형이 방으로 들어오면서 말을 하자 서율이가 다급하게 팔을 붕붕 흔들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에 형이 잠시 당황했다가 곧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 아빠가 깜빡했다. 지율이 놀라게 그치?”

“어. 지율이는 작고 쪼그매서 크게 말하면 안 돼.”

 

 

아빠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 서율이가 다시 동생을 쳐다봤다. 방금 밥을 다 먹은 지율이가 졸린 듯 눈을 끔벅거렸다. 서율이는 동생의 모든 것을 천천히 눈에 담았다.

 

 

“동생이 그렇게 예뻐? 서율아?”

 

 

내 질문에 서율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지율이가 몸을 살짝 움직이며 하품을 하자 서율이가 활짝 웃었다. 나와 형은 그런 서율이의 모습을 기특하고 예쁘게 바라봤다.

 

 

우리는 그저 서율이가 동생을 너무 좋아해서, 예뻐해서 그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했다. 날이 갈수록 서율이는 더 많은 행동을 조심했고 더 어른스럽게 굴었다. 지율이가 태어나기 전부터도 애어른 같던 서율이었지만 요새는 조금 더 심했다. 투정도 줄고 자기가 갖고 있는 걸 전부 지율이에게 양보하고 그랬다.

 

얼마간 그런 서율이의 행동을 지켜보던 나와 형은 지율이가 잠이 든 틈에 따로 거실에 나와 서율이와 대화를 해보기로 했다. 지율이 혼자 방에 두고 다들 밖에 나와 있는 게 영 마음에 걸렸는지 형과 나 사이에 앉은 서율이는 꽤 안절부절못했다. 그런 서율이를 다독이며 나와 형은 질문했다.

 

 

“서율아.”

“응. 엄마.”

“서율이 요새 왜 다 그렇게 양보해?”

“응?”

“지율이한테 서율이가 아끼던 인형도 주고, 머리핀도 주고.”

 

 

내 물음에 서율이가 가만히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우리 딸이 대답을 고르는 그사이에 형도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서율이 차에 먼저 타는 거 좋아하는데 그것도 지율이한테 양보하고 책 읽어달라는 얘기도 왜 안 해? 혼자 잘 수 있다고 아빠 엄마가 재워주지도 않았는데 방에 가서 눕고. 응?”

 

 

형의 말처럼 서율이는 많은 걸 혼자 하려고 했고 좋아하던 것들을 다음으로 미루거나 포기하곤 했다. 그런 서율이의 마음이 대체 무엇일지 궁금했고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다. 워낙 똑똑하고 생각이 깊은 서율이었기에 더 그랬다.

 

잠시 지율이가 있는 방을 가만히 쳐다보던 서율이는 나와 형을 번갈아서 쳐다봤다. 그러고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서율이도 하고 싶지만 누나니까 참는 거야.”

“어? 뭐라고 서율아?”

“서율이도 엄마랑 아빠가 책 읽어주면 좋겠구, 손잡고 같이 코 자면 좋겠는데. 서율이가 그렇게 해달라고 하면 엄마 아빠가 힘들잖아.”

 

 

그 말에 나와 형이 급하게 눈을 맞췄다. 우리 둘 다 놀라고 당황한 표정을 한 채였다. 우리 딸이, 우리 서율이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을 줄 정말 몰랐다. 우리보다도 더 의젓하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한 서율이가 우리 표정을 보더니 더 예쁘게 웃으며 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나는 그런 서율이를 안아 올려 내 품에 안았다.

 

 

“서율아. 그런 생각 안 해도 돼. 엄마랑 아빠는 하나도 안 힘들어. 서율이랑 같이 자고, 책 읽어주고 그러는 건 엄마 아빠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야.”

“그렇지만 지율이는 너무 작고 아가라서 엄마 아빠가 많이 필요하잖아.”

 

 

그 말에 나는 다시 한 번 서율이를 품에 안았다. 이것까지 생각하면서 우리 딸이 언젠가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형도 내 품에 안겨있는 서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서율아. 엄마 말처럼 그런 건 하나도 안 힘들어. 그리고 서율이도 아직 엄마 아빠한테는 작고 소중한 아기야. 아빠 엄마가 필요해도 되는 거야 서율아. 응?”

 

 

그 말에 내 품에서 살짝 떨어진 서율이가 고개를 작게 끄덕거렸다. 그 어른스러운 얼굴이 괜히 더 짠해서 눈물까지 돌았다. 내가 입술을 비죽이며 울음을 참고 있는 걸 본 서율이가 웃으면서 내 양 볼을 붙잡았다.

 

 

“에이 우리 엄마 왜 울어.”

“그냥 우리 서율이가 엄마랑 아빠를 더 찾아줬으면 좋겠어서. 엄마 아빠한테는 아직 어리고 투정 잘 부리는 서율이도 필요해.”

“알겠어. 앞으로는 책 읽어달라고 하고 손잡고 같이 코, 자자고 할게.”

 

 

그 말조차 어른스러워서 코를 다시 한 번 찡긋거리니까 서율이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매만졌다. 마치 윤기 형이 나와 서율이한테 해줬던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울지 마 엄마.”

“아이고 우리 지민이 울어?”

“놀리지 마요.”

“아니야. 아빠는 엄마 놀리는 거 아니구 걱정하는 거야! 그치요?”

 

 

여전히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말하는 서율이를 보던 형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날 바라보며 웃었다.

 

 

“우리 딸 어린 애처럼 투정 부리는 거 보기는 힘들겠다. 엄마보다도 어른 같아서.”

“이거 봐. 놀리는 거 맞네.”

“예쁘다는 거야.”

 

 

그렇게 형과 서율이의 쓰다듬기를 받으며 나는 조금 더 코를 훌쩍거렸다. 그리고 그 날은 지율이의 아기 침대가 있는 안방 침대에서 서율이를 사이에 두고 누웠다. 온 가족이 한방에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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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라가는 아육보에 붙이는 말은 모두 동일합니다.)


여러분 새벽의덕후가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김에 이름도 바꾸었어요. ㅎㅎ...

이제는 '래더'라고 불러주세요!


바꾼 이유라고 한다면...

음...트위터에서도 서치라는 것을 좀 해보고 싶었는데

세상에는 '새(鳥) 덕후' 분들도 많으시고(...) 

새벽에 활동하는 덕후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하하.


그리고 제가 앞으로는 새벽에 활동하는 덕후가 되지 못할 거 같아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름 바꾸는 게 생각보다 되게 마음이 그렇네요.

뭔가 이별하는 느낌이에요(ㅠㅠ) 


이 티스토리를 찾아주시는 분들께서 '새벽의덕후'라는 사람을

사랑과 관심으로 이만큼 키워주셨는데! 개명을 하니까 여러모로 묘합니다.



그래도 저라는 사람과 제가 쓰는 글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 

앞으로도 저의 티스토리와 트위터를 많이 찾아주세요!

예. 이것은 떠나기 전에 했던 애원과 구걸의 그 사이 어디쯤에 있는 그것입니다.


이 갑작스러움에 혼란스러우실 거 압니다. 

새덕과 래더는 한동안 혼용하여 불러주셔도 괜찮습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새벽의덕후/새덕 보다 래더가 더 익숙한 순간이 오겠죠!


천천히 그때를 기다리며 열심히 글을 써보이겠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주시고 잊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티스토리를 찾아주시고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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