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더] 트위터는 @Rather_0613 (舊 새벽의덕후)

아 육아물 보고 싶다.

 

 

W.새벽의덕후

 

 

★놀이공원 특별편. (* 이 에피소드의 시기는 둘째 임신 전입니다!)

 

 

 

[국민]

 

 

♥ 그 새벽에 일어난 일

 

 

“우와, 저기 가면 엄청 재밌겠지.”

 

 

텔레비전을 보는 중이었다. 놀이공원이 나왔고 나는 잠시 옛 추억에 빠졌다. 좀 더 어리고 젊을 땐 놀이공원도 종종 갔던 거 같은데 결혼하고 도윤이가 생기고 나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 정국이를 돌아봤다. 동그랗고 예쁜 눈이 날 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우리는 같이 놀이공원 갔던 적이 없는 거 같아.”

“놀이공원 좋아해요?”

“응. 이십 대 초반엔 많이 갔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후에 다시 텔레비전을 쳐다봤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회전목마를 타고 하하 호호 웃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예전엔 있어도 안 탔는데 이젠 회전목마도 타고 싶었다.

 

정국이랑은 놀이공원을 가본 적이 없었다. 얘랑은 데이트의 스케일이 그때부터 남달랐다. 뭐 먹고 싶다고 하면 그 음식이 유명한 지역으로 갔다. 연애 초반에 멋도 모르고 피자를 좋아한다고 했다가 이탈리아로 가서 피자 투어를 한 적도 있었다. 다코야끼를 파는 트럭을 보고 맛있겠다고 하면서 가슴에 품은 삼천 원을 꺼내려고 했는데 어느새 오사카로 향하고 있기도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이 나라 저 나라, 이 동네 저 동네를 다니면서 데이트를 하다 보니 놀이공원에 갈 일이 별로 없었다.

 

옛날 생각이 떠올라 그땐 그랬지, 하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데 옆에서 진득한 시선이 느껴졌다.

 

 

“형 나 이십 대 초반에 만났잖아.”

“그, 그랬지.”

“근데 이십 대 초반에 놀이공원에 누구랑 갔어?”

“어?”

 

 

그냥 앞뒤 없이 꺼낸 말이었는데 아차 싶었다. 정국이를 만나기 전, 스무 살 때 잠깐 만났던 사람이랑 갔었다. 사귀지 않고 좋은 감정만 나누던 사이에도 데이트로 놀이공원을 애용했다. 그러고 보면 좋은 감정을 갖고 지내던 사람 중에서 놀이공원을 가지 않았던 건 정국이밖에 없었다.

 

 

“대답 못 하는 거 봐라. 누구랑 갔는데.”

 

 

이젠 같이 산 지 좀 됐다고 정국이가 말을 놓기 시작했다. 전에도 이따금 반말을 하긴 했지만 그 빈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나를 빤히 바라보던 정국이가 아예 몸을 움직여 내 옆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가죽 소파에서 뻐근한 소리가 났다. 괜히 가죽 소파를 손가락으로 긁으며 애먼 곳을 보고 있었다.

 

 

“이름만 얘기해요. 뒤처리는 내가 알아서 할게.”

“…그걸 말하면 안 될 거 같아.”

“뭐가 있긴 했나 보네. 그렇게 좋았어요? 그 사람이? 어렸나? 나 말고도 고등학생 만나고 그랬어? 와, 박지민 씨 되게 무섭네.”

“국아.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알던 사이였어. 어리지도 않았고.”

“형이 어리지도 않은 사람이랑 놀이공원도 다니고 그랬단 말이에요? 와. 엄청 잘생겼었나 보네.”

“잘생기긴 했, 지 않지. 놀이공원 나 혼자 다녔는데.”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에 혀를 깨물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아득한 옛 추억을 되짚었고, 아름답게 미화된 과거의 기억은 그 사람의 얼굴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근데 진짜 잘생기긴 했어. 그 형이. 다시금 감상에 빠지려는 찰나 정국이의 얼굴이 보였다. 충격과 놀람, 그리고 분노가 묻은 얼굴이었다. 뭐라 말이라도 하면 좋겠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정국이는 깊게 숨을 쉬더니 휴대폰을 찾아 들었다.

 

 

“뭐, 뭐해?”

 

 

물음에 대꾸하지 않은 채 정국이는 잠자코 휴대폰을 귀에 대고만 있었다. 곧이어 휴대폰 너머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예. 김 비서님. 접니다. 예? 이 시간에 무슨 전화냐고요? 아직 새벽 한 시 반인데. 아, 중요한 일 하고 계셨어요? 용건만 빨리하라고요? 다른 게 아니라 놀이공원에 좀 가려고요. 네. 누가 좋아해서요. 엄청 좋아한대서요. 네. 아예 통째로 빌려,”

 

“네, 김 비서님. 새벽에 죄송해요. 앞으론 새벽에 전화 꺼두세요, 그냥. 네네. 그럼 쉬세요.”

 

 

놀이공원 하나를 통째로 빌릴 생각인 거 같은 정국이 탓에 냉큼 휴대폰을 뺏어 들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국이는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느 틈에 팔짱도 단단히 끼고 있었다. 오랜만에 성이 잔뜩 난 울끈 불끈 팔뚝을 보니 절로 입맛이 다셔지긴 했다.

 

 

“왜. 첫사랑이랑 좋은 추억으로 남겨놨던 곳이라 나랑 가기 싫어?”

“내 첫사랑은 넌데?”

“웃기네. 나랑은 한 번도 안 간 놀이공원도 막 가고 그랬으면서.”

 

 

입술을 삐죽거리는 정국이의 표정에 난감하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엄청 귀여웠다. 매번 도윤이한테 질투하면서 보여줬던 표정이지만 볼 때마다 참 예쁘고 깜찍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형이 더 귀엽고 예뻐요.’라고 하겠지만. 정국이는 언제나 한결같이 예뻤다. 가까이 다가앉은 정국이에게 조금 더 다가가서 둥근 볼을 쓸었다. 다른 곳을 보며 토라져 있던 정국이가 곁눈질로 날 쳐다봤다.

 

다른 손으로 정국이의 얼굴을 완전히 감싸서 날 쳐다보게 했다. 그리고는 양 볼을 쭉 눌러 입술을 앞으로 당긴 후에 입을 맞춰줬다. 짧은 입맞춤을 끝내고 얼굴을 떼어내자 정국이의 광대가 내 손 안에서 둥그렇게 솟아 있었다. 웃는 걸 감추려고 애썼지만 이미 티가 다 나버린 상태였다.

 

 

“아 진짜. 이건 반칙이지.”

“뭐가? 우리 정국이 예뻐서 그런 건데.”

“…신호예요?”

“어? 그게.”

 

 

방긋방긋 토끼처럼 웃던 정국이가 급작스레 돌변하더니 그대로 입술을 맞추며 날 넘어뜨렸다. 거실에서 이러고 있자니 자고 있는 도윤이가 깨서 나올까 걱정되긴 했지만, 밤이 깊어도 한참 깊었으니 우리 아들이 깊은 잠에 빠졌으리라 여겼다. 맞닿은 입으로 미소 지었고, 두 팔로 정국이의 목을 감싸 내 쪽으로 당겼다. 정국이의 몸이 무겁게 내 위로 올라왔다. 잠시 숨을 고르며 떨어진 정국이가 날 바라보며 머리를 정리해줬다.

 

 

“나랑도 가자.”

“어?”

“우리는 홍콩부터 갈까요?”

“야아.”

 

 

정국이는 같이 사는 내내 나를 꼬시고 있었고, 나는 매번 그 유혹에 넘어가는 중이었다. 내 위에 올라타 은근하게 뱉는 말이 부끄러우면서도 좋았다.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슬쩍 돌리자 정국이가 다른 손으로 내 고개를 돌려 마주 보게 했다. 그러더니 내 코를 손가락으로 아프지 않게 톡, 쳤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놀이공원 가자는 건데 왜 얼굴이 빨개져?”

“어, 어?”

“어디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 나는, 뭐.”

 

 

그게 그런 뜻이 아니었구나. 갑자기 밀려오는 다른 의미의 부끄러움에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정국이 팔 아래 갇혀있던 두 손을 꺼내와 얼굴을 가렸다. 정국이의 웃는 소리가 들렸다. 얼굴을 가린 내 손 위로 정국이 손이 올라왔고, 천천히 손을 밑으로 내렸다.

 

 

“형 은근히 음흉하다니까.”

“그, 그런 거 아닌데.”

 

 

더듬대며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상황을 무마하기엔 늦은 거 같았다.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 눈을 질끈 감으며 수치스러움에 괴로워하고 있는데 볼에 부드러운 게 닿았다 떨어졌다.

 

 

“그래서 좋아해.”

“정국아.”

“다 가요. 나랑은. 전 세계에 있는 놀이공원이란 놀이공원은 다 가자.”

 

 

다정하게 말해오는 정국이와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던 때였다.

 

 

“어디 가눈데?”

 

 

느닷없는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와 정국이는 잠깐 시선을 맞춘 후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언제 방에서 나왔는지 졸린 눈을 하고 멍하니 서 있는 우리 아들이 있었다.

 

 

“아씨, 전도윤.”

“어디 가? 도유니도 갈래.”

“어디 가는 줄 알고 간대. 너 못 가 거기.”

“놀이공원 나도 갈 건데.”

“쟤 다 들었어…. 짜증 나….”

 

 

도윤이는 한 손에 악어 인형을 쥔 채로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정국이는 둘만의 데이트 기회를 빼앗겼다고 생각했는지 괴로워하며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내 어깨 위로 으아, 하는 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런 정국이의 뒷머리를 쓰다듬는데 가까이 다가온 도윤이가 정국이를 톡톡 쳤다.

 

 

“근데 아빠 왜 그러고 이써?”

 

 

그 물음에 정국이가 내 어깨에 묻고 있던 고개를 홱 돌려 아들을 쳐다봤다.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원망 가득한 눈빛일 게 뻔했다.

 

 

“왜. 뭐.”

“비켜. 엄마 힘드러.”

“엄마 안 힘들거든.”

“아빠는 뚱뚱해서 힘드러. 거기는 도유니 자리야.”

“허, 여기가 왜 네 자리야. 내 자리거든? 내가 여기 더 오래 이러고 있었거든?”

“아니야! 아빠 비켜! 엄마 주근다! 도유니 엄마 주근다아!”

 

 

내 위를 두고 두 남자의 쟁탈전이 벌어졌다. 정국이는 좀 치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내 위에서 억세게 힘을 주며 버티고 있었고, 그에 못지않게 도윤이도 안간힘을 쓰며 제 아빠를 뒤흔들고 있었다. 근육과 힘으로 점철된 전정국의 몸뚱이를 기어코 흔들고 마는 내 아들의 무시무시한 기운에 조금 놀랐다. 정국이와 참 많이 닮았다.

 

 

“전도윤. 이거 안 놔?”

“아빠 내려어! 엄마 주근다아아!”

“안 죽어. 엄마 안 죽어! 씨, 너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죽긴 했겠다. 좋아서.”

“정국아.”

“그게 뭔데? 아빠 엄마 죽여써? 나빠! 비켜어!”

 

 

그렇게 전정국과 전도윤은 그 새벽 내내 싸웠다. 정국이는 한껏 끌어 올랐다가 채 쓰지도 못한 기력을 도윤이에 대항하는 데 썼고, 도윤이도 자라나는 유아의 무서운 기운을 아빠에 맞서는 데 썼다. 대단한 결투였다.

 

 

 

♥ 놀이공원에서 생긴 일

 

 

“우와. 나 여기는 처음 와 봐.”

“그렇겠죠.”

“근데 우리 날 잘 잡았나 보다. 사람이 별로 없네.”

“그러게요. 진짜 잘 됐다.”

“엄마! 저기 봐! 저기 곰돌이 이써!”

 

 

놀이공원 얘기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말 놀이공원에 오게 됐다. 그것도 해외에 있는 놀이공원에. 나는 한국에 있는 곳부터 가게 될 줄 알았는데 역시 정국이의 스케일은 남달랐다. 생각보다 한적한 공간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들뜨는 마음에 정국이를 돌아봤더니 도윤이와 눈을 부릅뜨며 투닥거리고 있었다.

 

 

“너 자꾸 엄마 시선 뺏어가지.”

“아빠 자꾸 엄마 손 잡지 마!”

“왜. 내 건데 왜 못 잡아.”

“아니야! 내 거야!”

“흥. 웃기네.”

 

“여기까지 와서 진짜. 나 간다? 둘이서만 놀아.”

 

 

가만히 서서 팔짱을 낀 채 엄포를 놓으니 그제야 두 사람이 웃으며 내 옆에 각각 섰다. 가까이 달라붙어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애교를 피워댔다. 암튼 하는 짓도 똑같으면서 좀 사이좋게 지내지.

 

 

“근데 정국아. 왜 이리로 왔어?”

“네?”

“그때 티비에서 봤던 곳은 너희 거 아니야?”

“에이. 거기는 우리 거 아니에요. 다른 애 거예요.”

“…누구 건진 아나 보네.”

 

 

내 말에 정국이가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평소엔 정말 아무 생각도 없는데 가끔 이럴 때마다 정국이가 꽤 다른 세계에서 살던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아무리 정국이 집안의 돈을 쓰고 풍족한 삶을 영위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간극 같은 게 있었다.

 

 

“나는 기업이 꽤 커서 테마파크 하나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곤 안 했잖아요.”

“있어?”

“네. 여기요.”

“…아.”

“내가 절대 걔네 회사에 돈을 줄 수는 없지. 여기가 우리 거예요.”

 

 

지금처럼. 아무리 정국이와 오랜 시간 알고 지낸다 해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그런 게 있다. 이번엔 내가 대답 없이 웃었다. 다시금 주위를 둘러봤다.

 

 

“근데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빌린 건, 아니지?”

“네?”

“아니 그냥 정말 혹시나 해서. 사람도 너무 없고.”

“에이, 무슨요. 빌렸으면 사람이 아무도 없어야겠죠. 우리 말고.”

“…그런가.”

“네. 대신 이건 있어요. 탑승 우대권.”

 

 

정국이가 자랑스럽게 무슨 카드 같은 걸 내밀었다. 뭐든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는 거라고 했다. 뭐, 이정도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물론 여기 사람이 너무 없어서 꼭 필요한가 싶긴 했지만.

 

 

_

 

탑승 우대권 덕분인지, 아니면 사람이 없는 덕분인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많은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다. 오랜만에 타는 놀이기구에 엄청 신이 났다. 다만 아직 어린 도윤이가 타지 못하는 것들이 있어서 그때마다 정국이가 대신 남아서 도윤이를 봐줬다.

 

 

“나만 너무 재밌는 거 같네.”

“나도 재미써!”

“저도 재밌어요. 형 또 타고 싶은 거 있어요?”

“나 진짜 많이 탔는데. 두 사람은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엄마가 재밌으면 나도 조아!”

 

 

수많은 놀이기구를 타고 나서야 흥분감이 좀 가라앉았다. 그러고 나니 민망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등도 떠밀었지만 둘은 그저 웃으며 내 장단에 맞출 뿐이었다. 정국이와 도윤이가 먼저 고르지 않을 거 같아서 내가 근처를 둘러봤다. 그때 꽤 괜찮아 보이는 게 있어서 두 사람의 손을 붙잡고 끌고 갔다.

 

 

“어, 어디 가?”

“따라와.”

 

 

그렇게 들어간 곳은 어떤 만화 영화를 모티브로 한 곳이었다. 총이 매달린 놀이기구에 타서 레일을 이동하며 과녁을 맞히는 거였다. 놀이기구에 점수판도 있는 걸로 봐서 쏠 때마다 점수가 올라가는 거 같았다.

 

 

“둘이 이거 같이 타.”

“싫어! 나는 엄마랑 탈래!”

“나도 형이랑 탈래!”

“나는 많이 탔잖아. 두 사람은 못 탔고. 얼른 타.”

 

 

재촉하는 말에도 두 사람은 울상을 지으며 내 팔을 잡고 늘어졌다. 양팔에 하나씩 매달린 둘을 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럼 저거 타고 점수 더 많이 나온 사람한테 뽀뽀해줄게.”

 

 

내 말에 두 사람의 눈이 반짝였다. 그러다 정국이가 대뜸 내 입술에 입을 맞췄고 도윤이의 좌절 섞인 비명이 들렸다.

 

 

“난 지금도 할 수 있는데.”

“안 돼애!”

“야! 전정국 너.”

“나도! 도윤이도 할래! 뽀뽀 나도!”

“넌 안 돼 임마. 형 얘랑 저거 타고 올게요. 돌아와서 한 번 더. 알겠지?”

 

 

내 몸에 매달려 펄쩍펄쩍 뛰는 도윤이를 들쳐 안더니 놀이기구에 탑승했다. 벗어나려는 도윤이를 잘 붙잡아 안전 바를 내리더니 씩 웃으며 손 인사를 했다. 도윤이가 노려보자 어깨를 으쓱대며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다시 날 보고 손을 흔들었다. 도윤이도 울상을 지으며 손을 흔들더니 앞에 놓인 총을 집었다. 시무룩하던 도윤이의 표정이 바뀐 건, 손에 총을 쥔 직후였다.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도윤이가 날 쳐다보면서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기고 올게!”

 

 

총을 멋지게 들어 보이더니 절도 있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 도윤이를 향해 맞장구를 쳐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두 사람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뿅뿅거리는 기계음이 발랄하게 들렸다. 돌아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다. 주위에 사람들이 기다리길래 직원에게 양해를 구해 출구 쪽에서 기다렸다.

 

난간에 기대 가만히 놀이기구가 움직이는 걸 보고 있는데 저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이겨짜나!”

“아빠가 이겼거든?”

“도윤이가 숫자 더 많아!”

“이거 봐. 너는 일로 시작하고 아빠는 팔로 시작하잖아. 일이랑 팔 중에 뭐가 더 커.”

“…팔.”

“그럼 누가 이겼어.”

“아니야!”

 

 

오래 듣지 않아도 전 씨들인 걸 확신할 수 있었다. 곧 총은 놀이기구 옆에 대롱대롱 매달아두고 투닥거리는 두 사람이 보였다. 몇 점을 받았나 확인해보려고 했는데 기계가 가까이 와서는 초기화돼 버렸다. 내 앞에서 꺼진 화면을 바라본 두 사람이 더 격렬하게 다투기 시작했다.

 

 

“내려서, 일단 내려서 해.”

 

 

그대로 놀이기구를 타고 한 번 더 돌아갈 기세길래 두 사람을 불러 밖으로 빼냈다. 여전히 서로를 노려보며 씩씩대던 둘은 나에게 가까이 오자마자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 지짜루 도유니가 이겼는데 아빠가 자꾸우.”

“아니지. 너도 인정했잖아. 일보다 팔이 크다니까?”

“아니야! 도유니 숫자가 더 마나써!”

“잘못 봤을걸?”

“으헝 엄마아아.”

“너 치사하게 울면서 매달리기야?”

“아빠 미워!”

 

 

내내 투닥거리더니 결국 도윤이가 울고 말았다. 정국이를 쳐다보며 고개를 살짝 젓다가 도윤이를 안아 들었다. 품에서 서럽게 우는 아들을 달래며 정국이를 흘겼는데, 얘도 나름대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항변하려 하길래 눈빛으로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더없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정국이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 되겠다. 좀 쉬자.”

 

 

아까까지만 해도 발랄하게 들리던 놀이기구의 배경음악이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재밌게 놀러 왔어도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로 소란스러운 건 변함없었다.

 

 

_

“혹시 음식 나오면 받아줘.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사이에 싸우고 있지 말고.”

“네에.”

 

 

형이 단호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배웅했지만 곧 형의 뒷모습이 보이자마자 나와 전도윤은 동시에 테이블 위로 쓰러졌다.

 

 

“아빠.”

“왜.”

“엄마 가써?”

“어.”

“안 보여?”

“응. 왜.”

 

 

엎드린 채로 웅얼거리던 도윤이가 두 다리를 동동 흔들고 테이블에 머리를 콩콩 박았다. 엎드려 있던 몸을 살짝 들어 올려 그 행동을 가만히 쳐다봤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던 도윤이가 고개를 들었다. 나보다도 더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빠.”

“응.”

“사실 나 이런 거 재미 업써.”

 

 

그렇게 말하며 두 볼을 자기의 작은 손으로 감싸 쥐었다. 입술을 앞으로 쭉 내밀고 푸우, 하는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날 쳐다봤다.

 

 

“지짜. 놀이공원 재미 업눈데…. 아빠는 재미써?”

“…조용히 해. 지민이가 좋아해서 온 거니까.”

“끄치? 엄마가 좋아하니까. 에휴.”

 

 

두 손으로 턱을 괴고 한숨을 푹 내쉬는 게 깜찍해서 나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전도윤의 머리통을 휘저었다. 웬일로 전도윤이 내 손을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도윤이 머리를 헤집던 손을 떼어내 가만히 테이블 위에 올려뒀다.

 

나도 놀이공원을 별로 안 좋아한다. 활동적인 걸 좋아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놀이기구 타는 건 좀 싫어한다. 뭔가 인위적인 즐거움이라고 할까. 차라리 번지점프에서 뛰어내리거나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편이 훨씬 재밌다. 그래서 형이랑 연애할 때도 놀이공원은 잘 안 다니고 산으로 들로 해외로 다녔던 건데. 박지민이 다른 자식이랑 이런 데를 다녔을 줄은 몰랐다. 놀이공원을 떠올렸을 때 나와의 기억이 하나도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오늘 지민이 질릴 때까지 놀게 하고 다음엔 다른 데 가자.”

“알게써.”

 

 

엄마 놀아주느라 아들까지 고생을 하고 있었다. 꽤 의젓하게 엄마를 놀아주는 게 기특해서 다시 한 번 머리를 쓰다듬었다. 짜식, 이런 건 날 닮았단 말이야. 의젓하고 대견하고 그런 거. 괜히 흐뭇해져서 이번엔 한참이나 도윤이 머리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 숨겨왔던 나의,

 

 

“아, 형 잠깐만. 전화가 와서.”

“어어. 받고 와.”

 

 

아무래도 회사에 월차를 내고 온 거여서 정국이는 놀던 종종 전화를 받곤 했다. 기업의 핏줄이라고 쉽게 회사에 들어가 쉽게 일하는 거 같아도 직급이 직급인 만큼 많은 일을 해야 했다.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들을 처리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저쪽으로 가서 전화를 나누는 정국이를 가만히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도윤이 우리는 잠깐, 어? 도윤아?”

 

 

정국이가 통화하는 동안 간식이라도 사 먹일까 싶어서 도윤이가 있던 쪽을 돌아봤는데 도윤이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드는 불길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봤고, 통화하던 정국이쪽을 잠시 봤다가 반대편으로 걸었다. 잠깐 사이에 도윤이가 사라졌다. 재촉해 걷던 걸음은 금세 뜀박질이 되어 있었다. 근처에 있던 건물로 들어가 살피기도 했는데 도윤이가 보이지 않았다. 건물 밖으로 뛰어나오는데 정국이가 다급하게 날 붙잡았다.

 

 

“형, 무슨 일이에요. 왜 그래.”

“도윤이…. 도윤이가 없어졌어.”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도윤이가. 내가 잠깐 다른 데 보고 있다가. 도윤이가 없어 정국아.”

“형 진정해요. 금방 찾을 수 있어요. 응?”

“안 보여. 근처를 다 뛰어다녔는데 그사이에 어디 갔나 봐. 국아. 도윤이. 우리 도윤이.”

 

 

정국이의 팔을 붙잡고 머릿속에서 떠도는 말을 그대로 뱉었다. 아무리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해도 아주 없는 건 아니었고, 행여 이 중에 나쁜 사람이 있어 도윤이에게 해코지를 할까 봐 무서웠다. 거기다 이 놀이공원에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정국이는 놀라 어쩔 줄 모르는 나를 품에 안고 다독이면서 휴대폰을 들었다.

 

 

“네, 김 비서님. 급한 일이 있어서요. 지금 여기서 도윤이를 잃어버렸어요. 네. 네. 그렇게 해주세요. 도윤이 봤다는 사람 연락 오면 바로 전해주시고요. 네.”

 

 

김 비서님과 나눈 간단한 통화였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이든 건물이든 다 팔아서 이 나라 경찰을 모조리 끌어모으고 싶었다. 도윤이를 찾으러 가려고 몸을 움직이는데 정국이가 날 세게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정국아. 도윤이 찾아야 해. 응? 얼른 가자.”

“형 조금만 진정해요. 심호흡하고. 지금 너무 놀랐다. 숨도 이렇게 급하게 쉬면서.”

 

 

날 가만히 쳐다보던 정국이가 내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댔다. 볼을 닦아내는 손길을 느끼고서야 내가 울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흐릿해지는 시야에 눈을 급히 닦아내고 주위를 둘러봤다. 근처에 있던 몇 명의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눈물이 차는 눈으로 둘러보는데 정국이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네. 아, 어디쯤이에요? 네. 바로 그리로 갈게요. 아, 네 곧장 보내주세요. 네.”

“도윤이는? 어디래. 찾았대? 응? 얼른 가자. 국아. 얼른.”

“형 잠시만.”

 

 

걸음을 떼는 날 붙잡은 정국이를 가만히 보며 재촉하는데 저쪽에서 작은 전동차가 우리 쪽으로 왔다. 뭔가 싶어 가만히 보는데 차가 우리 앞에서 멈췄다. 운전기사가 뭐라 하기도 전에 정국이가 차에 나를 앉혔고, 내 옆에 본인도 앉았다. 우리가 앉자마자 전동차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질주했다.

 

 

“이게 뭐야? 어디 가는데? 이 차는 어디서 왔어?”

“천천히 말해요. 도윤이가 생각보다 멀리 갔더라고요. 형 다리 풀려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거 같아서 불렀어요.”

 

 

정국이를 빤히 보고 있는데 쾌속 질주하던 전동차가 곧 멈춰 섰다. 이 작은 전동차가 이렇게나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앞쪽에서 도윤이를 찾을 수 있었다. 나를 보며 울먹이는 도윤이를 향해 달려갔다.

 

 

“엄마아!”

“도윤아. 하, 도윤아. 놀랐지. 많이 놀랐지. 응?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흐어엉. 엄마아.”

“미안. 진짜 미안해. 우리 아들 미안해.”

 

 

그렇게 도윤이를 안고 달래면서 나도 울었다. 도윤이 등을 토닥이다가, 내 눈물을 닦아냈다가 정신이 없었다. 그러고 있으니 곧 옆에 누군가 다가와 섰다. 정국이였다. 정국이가 몸을 숙여 앉았고 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 다쳤어?”

 

 

다정하게 물어오는 말에 도윤이가 내 품에서 얼굴을 떼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랫입술이 삐죽 나와서 울음기가 가득한 얼굴이 귀여워서 울면서도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정국이 뒤로 누군가 다가와 섰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김 비서님?”

 

 

그 자리엔 김 비서님이 계셨다. 묵직한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편한 옷차림으로 서 있는.

 

 

“왜, 왜 여기 계세요?”

 

 

눈물을 닦아내며 도윤이를 품에 안고 몸을 일으켰다. 김 비서님은 머쓱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나는 김 비서님을 한 번, 정국이를 한 번 쳐다봤다. 뭔가 이상했다. 주위를 더 둘러보니 줄곧 마주치던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가만히 서 있었다.

 

 

“이게 뭐야?”

“아니 그게요. 그게.”

“정국이 말고. 김 비서님이 말씀해 주시겠어요?”

“아, 네. 그러니까.”

 

 

아직 촉촉한 눈가를 마저 닦아내며 김 비서님을 쳐다보니 정국이 눈치를 보던 비서님이 잠시 숨을 고르고는 말을 꺼냈다.

 

 

“본부장님께서 하루만 놀이공원을 비워달라고 하셨거든요. 여기가 이모님 거라. 근데 또 아예 놀이공원을 텅텅 비게 하면 오해하실 거라고 해서 직원 몇 명과 아르바이트생 몇 명을 놀이공원에 배치했습니다. 오늘 하루 죄송하게도 속이려고 했는데, 이렇게 들키고 말았네요. 그래도 이분들 덕에 방금 전 도련님을 빠르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김 비서님은 왜 여기….”

“…가족 사진첩을 만들려고요.”

 

 

김 비서님이 어색하게 웃으며 어깨에 걸어둔 카메라를 보였다. 나는 카메라를 한 번, 김 비서님을 한 번, 그리고 정국이를 한 번 쳐다봤다. 여전히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정국이는 등을 돌린 채 애꿎은 바닥만 긁고 있었다.

 

 

“정국아.”

“…바닥에 먼지가 많네.”

“전정국. 일어나.”

“네. 형.”

 

 

딴청을 부리던 정국이는 결국 날 향해 돌아섰다. 손가락을 꼼질대며 나를 제대로 못 보는 게 뭔가 찔리긴 한 모양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해.”

“사람 많으면 형 힘들잖아….”

“원래 놀이공원은 사람 많은 거 알고 가는 거잖아. 그리고 김 비서님은 왜 여기까지 불러서 이런 일을 시켜? 김 비서님도 해야 할 일 많은 분인데. 사진을 그렇게 찍게 하고 싶었으면 차라리 전문 사진사를 불러도 되잖아.”

“…불렀어. 전문 사진사도.”

 

 

그렇게 대답하며 꼼질거리던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 방향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카메라의 커다란 렌즈가 놀이기구 옆으로 삐죽 나와 있었다. 다른 의미로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

 

 

“김 비서님 정말 죄송해요.”

“아니에요. 이런저런 일 시키셔도 그만큼 돈도 더 주시고. 또 여기 저만 온 거 아니거든요. 저희 가족들도 와서 잘 즐기고 있습니다. 본부장님이 다 지원해주셨어요.”

“형 내가 미안해. 응?”

“내가 못 살아. 정말.”

“그래도 그 덕에 도윤이 금방 찾을 수 있었잖아. 좋게 생각해주면 안 될까? 응? 혀엉.”

 

 

정국이를 슬쩍 봤다가 주위를 둘렀다. 내가 화내는 바람에 동원되었던 직원들도 근처에서 벌을 받듯 서 있었다. 애꿎은 앞머리만 몇 번 쓸어 넘기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 품에선 울먹이던 도윤이가 어느 틈에 잠들어 있었다.

 

 

“도윤이 찾아서 그냥 넘어가는 거야. 대신 다음부턴 이렇게 과하게 하지 마. 알겠어?”

“응. 알겠어, 형.”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정국이를 보며 체념했다. 저 얼굴에 대고 뭐라고 더 화를 내는 것도 불가능했다. 사태가 해결된 걸 보고 김 비서님도 안심하며 자리를 옮기셨다. 아무래도 어딘가로 숨어 다시 사진을 찍으실 생각이신 거 같았다. 직원들도 각자 흩어져 맡은 자리로 움직였다. 정국이가 웃으며 내 품에서 도윤이를 데려갔다. 더 뭘 타고 할 기운이 없어서 잠시 걷다가 눈앞에 보인 관람차를 타기로 했다. 해도 조금씩 저물고 있었다.

 

관람차를 타기엔 더없이 좋은 때였다. 여유롭게 관람차에 올랐고 마주 보고 앉았다. 정국이는 품에 도윤이를 잘 앉혀둔 뒤에 나를 바라봤다. 저무는 노을에 비친 정국이는 눈부시게 잘생겼다.

 

 

“형. 오늘 하루 고생 많았어.”

“너도. 이런 거 다 준비하느라 애썼네.”

“형이 다른 사람이랑 놀이공원 추억하는 게 싫었어. 하루 꽉 채워서 신나게 놀고 앞으로는 놀이공원 하면 나랑 있던 거, 도윤이랑 있던 거 생각하면 좋겠어.”

“…그럴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정국이가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한 손으로는 도윤이를 잘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내 뒷목을 잡아당겨 입을 맞췄다. 여전히 철없고 질투투성이인 사고뭉치였지만 그럼에도 매우 잘생겼고, 든든했다. 웃으며 입을 깊게 맞췄다.

 

 

“둘이 머해.”

 

“아, 진짜 전도윤. 맨날 이럴 때만 깨냐.”

 

 

갑자기 들린 익숙한 음성에 입술을 뗐고, 정국이는 짜증을 냈으며 나는 소리 내서 웃어버렸다. 아름답게 펼쳐진 노을과, 정국의 투정과, 아들의 질투가 섞인 오늘의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몇 주 뒤, 집으로 수많은 포토그래퍼가 참여한 포토북이 배달됐다. 그 안에는 신나서 놀이기구를 타는 내 모습과, 나 없는 사이 지쳐있는 전부자와, 도윤이를 찾아 끌어안은 모습이 속속들이 들어 있었다. 도윤이를 끌어안은 내 뒤에서 눈물을 닦는 듯 눈가에 손을 가져다 댄 정국이의 모습도 찍혀 있었다. 수많은 사진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관람차 안에서 웃고 있는 나와, 투닥거리는 전부자의 모습이었다.





------------(이번에 덧붙이는 사담은 모든 글에 똑같이 적혀 있습니다.)---------------

안녕하셨어요?! 새벽의덕후 입니다! 제가 돌아왔어여! 

아 진짜ㅠㅠ 저 진짜 서둘러 오고 싶었는데 이 망할 놈의 현생, 죽일 놈의 현생!

빠르면 이달 말에 돌아오겠단 말은 지키지 못해서, 늦어도 다음 달 초에 오겠다는 말은 지켜냈어요!

지켜낸 게 맞겠죠? ㅠㅠ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ㅠㅠ


오랜만에 온 만큼 분량은 짱짱하게 해 놨답니다! 만족하셨으면 좋겠어요!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 않고 아육보를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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